새벽이 오는 소리 - Eri Sugai의 Konjaku Monogatari

개밥그릇 2011. 11. 19. 00:35

 

오래 전에 이 음악을 듣고 감동해서 적어본 싯구입니다.

 

고요히 이 자리에 거하소서.

힘없이 스러져 있던 못난이들

한 둘 씩 힘을 얻어 일어나고..

때묻은 손엔 화기가 돌고..

빛을 잃은 아이들의 눈가에 비로소

눈물이 흐르고..

갈 길 모르고 방황하던

세상의 역사가 방향을 찾아

다시 움직이기 시작할 때

신성하신 목소리는 다시 우리의 귀에 들리고..

어둠 속에 숨겨져 있던..

그 기다리던 광명의 물결 다시 흐르리라.

 

올라가는 곡은 Eri Sugai의 Konjaku Monogatari라는 곡입니다. 무슨 뜻인지 아시는 분은 연락좀 해주세요. 이 곡은 Mai(舞)라는 앨범에 속한 곡인데.. 그 중 제일 맘에 드는 곡입니다. 춤출 무자죠.. 그러니까..

한 사람이 조용히 달빛 아래서 춤추는 광경을 생각하면서 들으시면 될 거라 봅니다. 뭔가 필이 확 다가오지 않습니까..? ^^

제가 이곡을 좋아하는 이유는 신교(神敎) 정신의 냄새가 진하게 배어나오기 때문입니다.

이런 곡이 일본에서 나온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제가 보기에 일본에서 자연음악이나, 미야자키 하야오의 에니메이션이 나올 수 있는 것은 일본에는 신교(神敎)의 전통이 아직 내려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미신으로 치부해서 신교의 전통이 거의 없어져 버렸습니다.

우리 나라의 신교의 음악은 민속악으로 겨우 비슷한 명백이 유지되어 왔는데..

그것도 너무 퇴속화한 느낌이 있습니다. 그것은 신교의 본맥을 잃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민속악(여기서 말하는 민속악은.. 무당들의 음악에서 유래한 산조, 판소리류, 혹은 농악)을 말합니다. 좀 더 고차원적인 민속악은 전해져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전통 민속 음악이 민족의 비주류층으로 내려가고 주류를 차지하는 지식인들은 오히려 중국계 아악을 수입해다가 우리 음악입네 하고 쓰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처음으로 당나라 음악(唐樂이라 하죠)부터 수입했었는데.. 고려 때 수입한 송나라 때 음악(이것은 宋樂이라 하구요)인 "낙양춘"과 같은 것은 중국 냄새가 진하게 살아있습니다. 중국에서도 전해져 오지 않는 음악이 우리나라에는 전해져서 지금도 연주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 사람들도 옛 음악을 듣기 위해 우리 나라로 온다고 합니다.

세종 조에 처음으로 국산 아악(牙樂)이 처음으로 작곡되었다고 하는데.. (그 전에는 중국에서 수입한 것만 아악이라고 했답니다. 아악이란 궁중에서 쓰이는 음악을 아악이라 하는데.. 속악에 비해서 고매하다는 뜻에서 아악이라 하고.. 정악正樂도 하나의 아악으로 치는데 선비들의 수양 할 때 쓰이는 음악을 정악이라고 합니다.) 그러한 곡에 용비어천가(음악만은 말할 때는 연주 범위에 따라서 봉래의, 여민락, 치화평, 취풍형이라 부릅니다.), 정읍(곡만을 말할 때는 수제천, 혹은 빗가락 정읍이라 합니다. 이번 월드컵 개막식 때도 박범훈씨가 수제천을 편곡한 곡을 띄웠습니다.)와 같은 곡이 있고, 정악으로는 불교 계통의 의례음악이었던 영산회상 불보살(靈山會相 佛菩薩)이 변이되어서 된 영산회상이 있습니다. 사전을 찾아보니 "석가가 영취산(靈鷲山)에서 법화경 등을 설법하던 자리"가 영산회상이랍니다. (이렇게 분류하는 것은 국악계의 정통적인 분류법인데, 다분히 사대주의의 전통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샤먼도 그냥 어중이 떠중이 신명과 대화하는 무당이 아닌 하늘과 대화하는 무당을 외국에서는 화이트 샤만(white shaman)이라고 합니다. 이런 단어에 국산은 뭐가 있을까 하고 생각을 해보았는데.. 어디서 천무(天巫)라는 단어를 보았는데.. 그게 그 의미와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일본은 신교가 오래동안 국교로 되어 있었고.. 천황제에 의해서 유지가 되고 있기 때문에 화이트 샤만 전통이 내려오고 있습니다. 영화 파이널 판타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일본 신교 음악을 연구하는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앨범 하나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면 아무도 모르고, 관심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우리 나라 국악이 민중음악으로 내려 앉은 후, 창조력을 잃은 나머지 지나치게 수준이 낮아져버렸기 때문입니다.

요즘에는 국악적 리듬과 테마에 여러가지 서양식 음악 작곡법을 도입해 창작하려는 시도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두고 볼 일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그렇게 해서는 성공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근본 철학이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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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이 오는 소리"라는 것은 후천의 여명이 밝아지는 소리고, 자연의 신성과 가까워지는 소리고.. 생명의 본원이 열리는 소리고.. 인류가 한가족이 되어가는 소리고.. 내 마음이 열리는 소리란다.

도는 자연이 그 스스로 흘러가는 길이란다. 그러니 도를 공부하고 싶은 사람은 자연과 가까워져야 하는거야. 가끔 해지는 언덕에 앉아서 지는 해 바라보며 눈물도 흘려보고, 뜨는 해 보면서 감동도 하고.. 그래야 한단다.

그래야 감성이 틔어져서 천지와 함께 교감할 수 있는 큰 그릇이 되는거야. 절대 욕심내지 말고.. 그냥 겸허한 마음으로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큰 그릇이 되는거야.

개벽이라는 것인 이 우주가 자신이 낳은 창생들을 모두 죽이는 그런 사건이다. 추살이라고 하지.. 가을에 죽인다는 것. 그것은 추호의 사사로움이 없단다. 왜 그런가..? 자연이라는 것은 봄에는 오직 낳기만 하고 가을에는 죽이기만 해. 낳을 때는 천천히 낳는 것 같지만.. 죽일 때는 쉽게 빨리 죽이는 것처럼 보이지.. 이치가 그런거야. 자연은 때에 맞춰서 도수에 맞춰서 움직이는 것이지만.. 인간의 눈으로 볼 때에 이르고 늦음이 있는거야.

(편지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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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도 제가 소싯적에 작성한거라 많이 부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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