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사끼 짬뽕 먹는 밤
개밥그릇 2011. 12. 28. 22:48삼양 나가사끼 짬뽕 by ted-design |
나가사끼 짬뽕을 며칠 먹어봤다.
희안한 것은 다시는 신라면이 땡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상하게 신라면 맛을 보면, 왠지 구태의연한 맛이란 느낌이 든다.
나가사끼 짬뽕과 이경규가 만든 꼬꼬면이 나오면서 붉은 국물은 약간 이상한 느낌이 든다.
아니 여기에도 뭔가 천지 비밀이 숨어있는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무려 20년을 지배한 신라면의 아성이 이렇게 한순간에 무너지다니, 이것은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한단 말인가?
새로운 맛이 나오면서 기존의 맛은 식상하게 느껴진다.
I am the master of my fate: I am the captain of my soul. by Aristocrats-hat |
이는 진리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새로운 진리를 알고 나면 기존 진리는 식상하게 느껴진다. 왜냐하면 그것은 지난 성장 과도기의 일시적인 배움이었기 때문이다. 사춘기 때 열광하던 만화영화, 장난감, 가수 나중 되면 어릴 적 이야기로 빛바랜 이미지로 채색되어 보인다.
우주는 한번 진화하면 후퇴하는 법이 없다. 진화하면 그 안에는 진화 과정 상의 모든 정수가 다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우주의 얼굴로 끊임없이 진리를 탐한다. 천지는 손도 발도 없지만, 인간이 천지의 하늘끝에서 땅끝까지 뒤지고 뒤져서 비밀을 찾아낸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성장을 한다. 물론 성장의 궁극으로 가면 성숙을 지향한다. 그것 또한 우주의 원리이기 때문이다. 때가되면 다시 원시반본하여 뿌리를 찾는다.
'미원'이라는 조미료가 있는데, 맛미(味)자에 으뜸 원(元)자, 미원을 발명한 사람은 이 조미료가 맛의 본질을 짚었다고 생각을 했는가보다. 별 맛없어 보이는 음식이 미원만 치면 갑자기 맛이 풍부한 듯하게 느껴진다. 아쉽게도 고향의 맛... 어머니의 손맛, 이런 건 못느낀다.
이렇게 맛을 체험하듯이 진리는 체험하는 것이다.
상제님은 당신님의 진리를 체험하는 맛을 풍류주라고 하여 술에 비유하셨다.
7 밤이 깊어가매 더욱 흥을 내어 북을 치시며 시 한 수를 읊어 주시니 이러하니라.
8 時節花明三月雨요 風流酒洗百年塵이라
시절화명삼월우 풍류주세백년진
철 꽃은 내 도덕의 삼월 비에 밝게 피고
온 세상의 백년 티끌 내 무극대도의 풍류주로 씻어 내니
9 우리의 득의지추(得意之秋) 아닐런가.
10 이어 말씀하시기를 “좋구나, 좋구나! 이 북소리가 멀리 서양까지 울려 들리리라.
11 이 북소리에 천하가 한번 우꾼하리라.” 하시되 보경은 그 뜻을 알지 못하더라. (道典5:155)
그게 본래 진리의 맛이기 때문이다.
동인가 하면 서이고, 서인가 하면 남이고, 남인가 하면 북이다. 본래 뿌리로 돌아가서 진리 맛을 보고, 정신이 새롭게 깨어나는 것이다.
깨어나지 못하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 모든 것은 순환하기 때문이다.
blue sunset by archangel_raphael |
인간이란 생명은 반드시 진보를 해야 한다. 진보하지 못하고 현상 유지라는 것은 후퇴하는 것이다. 인간은 천지의 열매이기 때문에, 반드시 열매를 맺어야 한다. 진보하고 진보해서 고향으로 돌아와야 한다. 진리를 처음 만날 때의 초발심, 막 태어나서 세상의 탁한 공기를 마시면서 터트리던 험한 울음의 새끈함을 다시 느껴야 한다.
수구 꼴통이라고 해서 진보를 거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 사람들에게는 오래된 전통을 지키는 것이 진보이다. 새로운 문화,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면 과거의 구태의연한 부동산과 같은 허무한 것들에 접하여 형성된 자신의 모든 것들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물론 보수라는 것은 사회의 존립을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사회의 기간이며, 근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진보를 가로막고, 오히려 불의를 조장하여 자신의 일신상의 안위만을 위한다면 때가 되면 역사의 심판은 처참할 것이다.
by netstrolling |
수십년을 신라면을 먹었는데, 하루 아침에 실증이 나게 될지 누가 알았겠는가?
7 온 세상이 나를 찾을 때가 있으리라.” 하시니
8 형렬이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지금은 사람들이 제 말을 듣는 시늉도 하지 않습니다.” 하거늘
9 말씀하시기를 “지금은 그렇게 시늉을 안 해도, 흘러가는 물도 막힐 때가 있나니 그렇게 알라.” 하시니라.
(道典6:5)
세상의 게임의 룰이 바뀌는 때가 온다. 마치 깜깜한 밤에 영원히 계속 될것 같은 악몽에 시달리다가, 지치고 지쳐 포기하니 새벽이 되고, 닭이 우는 것처럼 조용히 세상은 아침을 맞이한다.
- 안담울
'개밥그릇'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삶과 죽음-탄허스님 (0) | 2012.01.01 |
---|---|
진리에의 인연 (4) (0) | 2011.12.29 |
진리에의 인연 (3) (0) | 2011.12.01 |
강태공이 말하는 정(情) (0) | 2011.11.30 |
새벽이 오는 소리 - Eri Sugai의 Konjaku Monogatari (0) | 2011.11.19 |